#03. 유럽과 미국을 넘나드는 음악계의 어린 왕자, 한국인 최초 인디애나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 한지호 피아니스트

Q1. 안녕하세요, 한지호 피아니스트님. Kollab Times 구독자분들께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한지호입니다! 현재 독일과 미국 그리고 한국을 중심으로 연주활동하고 미국에서 교수로 학생들 가르치고 있습니다!


Q2. 먼저, 인디애나 음악대학교수로 임용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티스트로서의 활동과 교수로서의 역할까지 병행하시느라 굉장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계실 텐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이번이 임용되고 첫 학기여서 정신없이 지나가는 중이에요. 교수일 자체는 바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 연습, 연주활동과 병행해야 하고 제가 학기 중에도 유럽이나 한국에 와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미국에 있는 동안은 학생들 밀린 수업도 해주고 하느라 전반적으로 굉장히 바쁘게 느껴지네요.

그렇지만 시차도 적응 안 되고 제 연습 다하고 레슨 하느라 피곤한 와중에 학생들을 보게 되어도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보면 저도 또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또 연주자로서 연주여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 만날 일이 없이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서도 학생들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게 인생에 좋은 밸런스를 이뤄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Q3. 독일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한국과 유럽에서 활동하셨고, 하노버 국립음악대학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뒤, 현재는 미국, 독일, 그리고 한국을 오가며 지내고 계신데요. 

독일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음악적 접근 방식이나 현재 수업, 연주 활동에서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주에 있어서는 관객들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유럽은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이고 좋아하는 관객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더 생각을 많이 하고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요. 미국은 그보다는 더 자유롭고 관객 개개인이 본인 나름의 해석을 가지고 음악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요. 어쩌면 더 personal 하게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요.

수업은 결국 1 대 1 레슨이기 때문에 제 방식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니 어떻게 다른지는 비교가 불가능한데, 대체적으로는 미국은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독일은 조금 더 작곡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양쪽의 장단점이 다 있어서 작곡가를 중심으로 하되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연주가 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Q4. 2014년 서울 국제 음악콩쿠르 우승, 같은 해 독일 뮌헨 ARD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1위 없는 2위) 및 청중상과 현대음악 특별상 수상, 그리고 2016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음악콩쿠르 4위까지…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거둔 성과들이 피아니스트로서의 경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체감하신 변화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콩쿠르가 지금의 제 경력과 모든 걸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여러 변수가 있는 행사임에도 결국은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수상 자체가 어떻게 생각하면 이력에 한 줄 추가되는 것에 그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력 한 줄 자체도 프로페셔널의 세계에선 굉장히 크게 모든 면에서 작용하는 것 같고, 수상들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연주 기회가 생기는 것에 초석이 된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Q5.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의 에피소드들을 엄선된 작품들과 연결한 ‘어린 왕자’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앨범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는 12월 중순 홍콩에서 녹음할 예정인데요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소설 어린 왕자의 캐릭터와 스토리들을 주제로 그 이야기들과 잘 맞는 곡들을 함께 큐레이팅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어린 왕자의 소설을 음악으로 읽는듯한 프로그램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곡들을 중심으로 준비하면서 저 자신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Q6. 연주 활동 외에도 많은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셨는데요. 이를 통해 예전 스승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거나 교육자로의 길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연주자로서 연주를 가는 곳마다 마스터 클래스의 기회들은 많았는데 구체적으로 교육자의 길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가끔 가르치는 것과 제 스튜디오에 있는 학생들을 키워내는 건 정말 한사람 인생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저의 스승님들께 귀중한 가르침을 받았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을 생각하니 좋은 기회가 된다면 제가 받은 가르침들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습니다.

Q7. 한지호 피아니스트가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 인디애나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로 임명되셔서, 현재 학생들에게 젊고 열정적인 교수님으로 사랑받고 계실 것 같습니다. 지도자로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음악적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교수로 임명되어 학교에 왔을 때, 몇몇 학생들과는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을 정도로 교수로서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그런 만큼 학생들이 걸을, 걷게 될 길을 더 현실적으로 보고 알려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요즈음의 시대가 워낙에 다양한 부분으로 관심사를 뺏기기가 쉬운 환경인데 내가 사랑하는 음악에 몰입하고 집중을 하는 게 얼마나 음악가로서 중요한지 그러한 부분들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결국 언젠가는 현실적으로 해야 할 선택들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사랑과 집중을 잃지 않기 원하는 마음에서요.

더불어 한국인 교수로서 여러 가지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작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학교에서 가르치셨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의 후임으로 부임하게 된 것도 연주자로서 큰 책임감을 갖게 되는 부분입니다.

Q8. Kollab Times 독자들도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해외에서 오랫동안 지내시며 혼자 감당해야 했던 어려움이나 외로움을 극복하신 방법이 궁금합니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하시나요?

해외에서 살다 보면 크고 작게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요. 하다못해 행정일 하나 보는 것도 어려울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게 재미있고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시야가 넓어져서 해외에 사는 것에 대해 만족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또 그런 어려움들이 있을 때 제가 넘어지지 않게 해준 것은 음악을 사랑하고 제가 해외에 나와있는 이유가 확실해서 그랬던 것 같고요. 이제는 독일과 미국 두 군데서 생활하며 더욱더 여러 다른 문화들을 알아가고 있는데 이렇게 이곳저곳에서 살며 활동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건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작은 어려움들은 잘 넘기고 있습니다.


Q9. 이른 나이부터 활동을 시작해 현재 어느덧 삼십 대 중반의 음악가로 성장해 가고 있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던 깨달음이나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면 함께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결국은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확실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이리저리 흔들릴 때도 있고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하고 싶고 사랑하는 것이 확실하면 방향성은 잃지 않기에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 같고요.

Q10. 앞으로의 음악적 계획이 궁금합니다. Kollab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부분도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말씀드린 ‘어린 왕자’ 프로그램의 음반 녹음과 프랑스에서 현대음악으로 음반 녹음이 있고요, 내년 상반기에는 독일과 프랑스 홍콩 한국 등에서의 협연과 리사이틀로 유럽과 아시아의 관객들 만날 예정입니다. Kollab 과의 유럽에서 여러 부분에서의 collab도 기대가 됩니다.


Bonus question! 평소 차를 즐겨 드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차 브랜드나 종류가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맛있는 차라면 모두 좋아하지만 요즘은 프랑스의 Dammann frères 즐겨마시고 있어요. 프랑스의 향수처럼 본연의 향은 남아있으면서도 다양한 향들이 감미롭게 블렌딩된 차들의 맛을 음미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답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ollab.

[사진제공 : 예술의 전당, 한지호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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